주식시장엔 종종 '스팩 투자' 열풍이 붑니다.
특히 증시 전반이 맥을 못추는 상황에서 인수합병(M&A) 이슈와 얽히면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스팩(SPAC)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줄임말입니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기업인수목적회사'인데요.
우량한 비상장기업을 찾아내 M&A를 통해 상장시키고, 그 상장 차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겠다는 의도로 설립된 특수 목적의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우회상장과의 차이도 분명한데요.
우회상장이 별도의 사업을 영위하며 다양한 자산과 부채를 보유한 상장기업이 껍데기(Shell) 역할을 한다면,
스팩은 별도의 사업 없이 현금 자산만 보유한 페이퍼 컴퍼니가 껍데기 역할을 합니다.
※ 합병 대상인 비상장기업을 진주(Pearl)로 비유합니다. 알짜배기 사업을 영위하는 우량기업이란 뜻입니다.
스팩의 투자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팩 설립 → IPO/상장 → M&A 대상 기업 탐색 → 합병 or 실패
향후 스팩이 적합한 비상장기업을 찾아 합병에 성공할 경우
피합병기업은 상장과 더불어 스팩의 자본금을 조달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스팩 투자자들 역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인한 상장 차익을 누리게 되겠죠.
모든 스팩은 공모시 주가를 1주당 2000원으로 설정합니다.
주가가 아닌 발행주식 수를 조절해 자본금 규모를 달리 하는 방식입니다.
가령 300억원의 자본금을 조달했다면 1500만주(=300억원÷2000원)의 주식을 발행하겠죠.
코스피에 상장하기 위한 스팩의 최소 자본금은 100억원, 코스닥은 30억원입니다.
스팩 투자의 리스크
문제는 합병은커녕 적합한 M&A 대상 기업을 물색하지도 못했는데 스팩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입니다.
통상 상장기업의 주가가 급등한다면 실적이나 재무구조 개선 효과 때문일 수 있지만
스팩은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도, 현금 외에 다른 자산을 보유하지도 않은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스팩은 시가총액 규모가 워낙 작아 적은 금액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한때 '작전세력의 투기판'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유 없는 주가 상승은 특히 스팩 투자에 있어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스팩의 본래 목표, 즉 M&A 가능성은 희박해집니다.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합병을 추진할 경우 피합병 기업들의 주주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인데요.
가령 공모가 2000원에 1000만주를 발행(자본금 200억원)한 스팩 A의 주가가 4000원으로 급등했다면
시가총액은 20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껑충 뜁니다. 졸지에 기업가치가 2배가 된 거죠.
만약 스팩 A가 기업가치 200억원으로 추산되는 비상장기업 B를 발견해 합병을 시도할 경우
당초 A 주가가 2000원이었을 때는 기업가치가 동일하므로 합병비율은 1대1이 되지만,
A 주가가 4000원으로 급등한 이후라면 합병비율은 2대1(A 1주의 가치=B 2주의 가치)가 됩니다.
하지만 합병을 통해 기업 B에 실제 유입되는 건 스팩 A의 시가총액이 아닌 자본금 200억원뿐입니다.
A의 주가가 뛸수록 B의 주주들이 합병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겠죠.
스팩에 주어진 시간은 '3년'...이후 상폐
스팩에는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모든 스팩은 존속기간이 3년으로 제한됩니다. 이 기간 내 합병하지 못하면 자동 상장폐지됩니다.
통상 피합병기업을 찾아내고 합병비율을 합의한 뒤 주주 동의까지 받았더라도
합병 대상인 비상장기업이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똑같이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에 소요되는 기간이 최소 수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합병합의나 상장이 무산될 때마다 그만큼 상폐 위험성도 커지는 셈이죠.
물론 스팩이 상폐되더라도 그동안의 운영비 등을 제하고 남은 현금자산은 주주들에게 배분합니다.
하지만 급등한 주가에 스팩 주식을 매수한 주주라면 상폐시 투자금 대비 현저히 적은 금액만 돌려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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