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켓 속 경제정보/증권톡톡

[증권톡톡] 자사주 취득결정, 왜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일까?

반응형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종종 '주요사항보고서(자기주식취득결정)'란 공시를 접하게 됩니다.
이는 기업이 자기주식(자사주)을 주주로부터 사들이겠다는 뜻인데요.
통상 자사주 매입 결정은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집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대표적인 이유 4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가장 대표적인 자사주 취득 이유입니다.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기업 열에 여덟아홉은 이를 내세웁니다.
 
통상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주가 관리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또 기업 사정을 잘 아는 것은 기업 자신이므로 자사주 매입 시점이 기업 스스로 가치가 저평가 됐다고 판단한 시점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겠죠.
 
이런 시그널이 다른 시장 참여자의 매수세를 불러오고 이는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 물량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매수세가 몰릴시 주가 상승 여력은 더욱 커집니다.

셀트리온 주요사항보고서(자기주식취득결정)

 
다만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1일 매수 물량도 상한선이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이 무적의 주가 상승 호재라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특히 기업에 중장기적인 악재가 있거나 증시 전반이 하락하는 하락장에서는 자사주취득결정 공시가 나오더라도 주의해야 합니다.  
 

2. 주식소각(이익소각)

기업이 단순히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매입한 주식을 소각한다면 주가 상승 효과는 극대화됩니다. 자사주를 소각한다면 해당 주식이 시장에 다시 풀릴 위험을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죠. 오버행 이슈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주식소각은 기업의 배당재원인 미처분 이익잉여금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하므로 감자와 마찬가지로 자본금(발행주식 수×액면가)이 감소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소각은 소각 재원으로 이익잉여금을 사용하므로 자본과 자산은 감소하지만, 자본금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 무상감자는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자본금은 감소하되, 그 감소분만큼 감자차익(자본잉여금)이 발생하므로 자본은 변하지 않습니다. 

기업이 주식소각을 하면 남은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중장기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의 이익과 가치는 그대로인데 주식 수 감소로 인해 주당 순이익과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죠. 또 주당 기대할 수 있는 배당금도 커지게 됩니다.
다만 이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이익을 증진시키며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가정 아래서만 유효합니다. 당장 주식 소각 재원으로 이익잉여금을 사용했으므로 오히려 투자나 신규 사업을 위한 재원이 부족해지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주식소각은 수익성 지표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을 꼽을 수 있는데요.
ROE는 '당기순이익/자기자본'으로, ROA는 '당기순이익/총자산'으로 계산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주식소각은 자본과 자산을 모두 감소시키므로 분모가 작아진 ROE와 ROA 값은 커지게 되겠죠. 
 

3. 임직원 성과 보상 

자사주는 스톡옵션이나 스톡그랜트 등 임직원 보상을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인센티브를 받은 임직원들은 동기 부여가 되고 회사와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갖겠죠.

두산밥캣 주요사항보고서(자기주식취득결정)

 

4. 경영권 방어

자사주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있을 때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적인 제3자에게 자사주를 넘겨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사주 매입 자체가 대주주 의결권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가령 A기업의 주식이 총 100주인데, 이 중 대주주가 30주를 갖고 있다면 대주주 의결권 지분율은 30%입니다.
A기업이 나머지 70주 중 30주를 매입할 경우 대주주 의결권은 약 43%(=30/70×100)까지 치솟게 되겠죠.